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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현대인들은 극장, 공연장 등 전통적 형태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인터넷 네트워크 시스템, 모바일 기기의 발달 등을 통해 상시적이며 선택적으로 작고 빠른 포맷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 문화의 특징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스낵컬처로 대변된다.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등이 대표적인 스낵컬처 콘텐츠인데 이런 콘텐츠들이 각광을 받게 된 이유가 빠른 무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높은 보급률 때문이라는 것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스낵컬처라는 소비방식과 콘텐츠가 등장하게 된 근본적 원인을 폴 비릴리오(Paul Virilio)의 속도 이론을 통해 단편적으로나마 살펴보았다. 그리고 길이가 극단적으로 짧아진 대표적 포맷이 영상이므로 4분 이내의 매우 짧은 러닝타임으로 제작된 ‘72초’ 제작사의 ‘초미니’ 웹드라마들을 통해 포맷이 작아질수록 어떤 특징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해보았다. 비릴리오는 속도가 빠를수록 정치적, 상업적으로 유리하므로 인간사회는 계속해서 속도를 지향하는 것이며 공간에서의 실제 이동보다 더 빠르고 넓은 의미인 시간에서도 가속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필요에 의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가상의 세계에서도 속도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콘텐츠들 사이를 빠르게 옮겨 다니며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러닝타임이 짧아짐에 따라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은 단순화되는데, 이를 보완하고 주목성을 높이기 위한 형식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환경에서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즐기는 수용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형식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강화된 형식에 내용을 적용시킴으로써 형식이 곧 콘텐츠라고 동일시하도록 하여 다른 콘텐츠들과 차별화 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낵컬처 콘텐츠의 이와 같은 특징은 시대에 따른 문화 소비 형태에 적합하게 변형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문화 콘텐츠들이 어떻게 변화되고 발전되어 가는지 살펴보기 위해 스낵컬처와 같은 현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