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The Newspaper Articles as Public Narrative in Kim Won-il’s The House with the Deep Yard","authors":"Park Kyung-jin","doi":"10.31313/lc.2023.09.89.183","DOIUrl":null,"url":null,"abstract":"본고는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1988)에서 신문 기사가 사회에 널리 유포되면서 대중이 공동으로 읽고 그것에 대한 해석까지 공유하는 ‘공적 서사(public narrative)’로 재현되고 있음에 주목하여, 소설 속에서 신문 기사가 서사로서 구성되는 방식과 그것이 인물들에게 수용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BR 인물들이 공동으로 읽는 신문 기사에서는 주로 빈곤이나 범죄가 다루어진다. 독자인 인물들은 신문 기사를 통해 익명의 희생자로만 형상화된 타인과 최소한의 정보를 가지고 단편적으로 서술된 사건을 접한다. 이러한 서사는 대중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 상상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전후의 빈곤을 온몸으로 겪은 인물들은 기사를 통해 세상에 대한 공통된 정보를 획득하는데, 이때 그들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거나 동정 대신에 단순한 호기심을 느낀다.BR 인물들은 탐정소설의 플롯을 취하면서 범죄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를 읽는 과정에서 자신을 탐정/서술자와 동일시하고, ‘범인’을 추적하여 처벌하려는 논리에 동조한다. 문제는 그 대상이 ‘간첩’이나 ‘빨갱이’로 간주되는 이들인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문 기사를 집단적으로 수용하는 대중은 반공이데올로기를 체현하여 ‘불온 분자’로 낙인찍힌 개인에게 적대감을 품는다.BR 『마당깊은 집』에서 공적 서사로 재현된 신문 기사는 1950년대 피난지에서 살아간 사람들이 겪은 집단적 체험과 지배적인 감정을 보여준다. 신문 기사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집단적 감정(collective emotion)을 형상화하는 수사적 전략이다. 길남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신문 기사를 통해 한 인물의 ‘개인사’와 1950년대 피난지의 ‘민족사’를 결합하는 이야기로 확대된다.","PeriodicalId":486410,"journal":{"name":"Bipyeongmunhak (Print)","volume":"247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23-09-30","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null,"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Bipyeongmunhak (Print)","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31313/lc.2023.09.89.183","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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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1988)에서 신문 기사가 사회에 널리 유포되면서 대중이 공동으로 읽고 그것에 대한 해석까지 공유하는 ‘공적 서사(public narrative)’로 재현되고 있음에 주목하여, 소설 속에서 신문 기사가 서사로서 구성되는 방식과 그것이 인물들에게 수용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BR 인물들이 공동으로 읽는 신문 기사에서는 주로 빈곤이나 범죄가 다루어진다. 독자인 인물들은 신문 기사를 통해 익명의 희생자로만 형상화된 타인과 최소한의 정보를 가지고 단편적으로 서술된 사건을 접한다. 이러한 서사는 대중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 상상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전후의 빈곤을 온몸으로 겪은 인물들은 기사를 통해 세상에 대한 공통된 정보를 획득하는데, 이때 그들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거나 동정 대신에 단순한 호기심을 느낀다.BR 인물들은 탐정소설의 플롯을 취하면서 범죄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를 읽는 과정에서 자신을 탐정/서술자와 동일시하고, ‘범인’을 추적하여 처벌하려는 논리에 동조한다. 문제는 그 대상이 ‘간첩’이나 ‘빨갱이’로 간주되는 이들인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문 기사를 집단적으로 수용하는 대중은 반공이데올로기를 체현하여 ‘불온 분자’로 낙인찍힌 개인에게 적대감을 품는다.BR 『마당깊은 집』에서 공적 서사로 재현된 신문 기사는 1950년대 피난지에서 살아간 사람들이 겪은 집단적 체험과 지배적인 감정을 보여준다. 신문 기사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집단적 감정(collective emotion)을 형상화하는 수사적 전략이다. 길남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신문 기사를 통해 한 인물의 ‘개인사’와 1950년대 피난지의 ‘민족사’를 결합하는 이야기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