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여성국극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 공연을 중심으로","authors":"김태희","doi":"10.18396/ktsa.2020.1.73.009","DOIUrl":null,"url":null,"abstract":"최근 들어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여성국극에 대한 재건이나 원형의 복원이 아니라 새로운 매체로의 전이를 꾀하거나 여성국극의 형식이 갖고 있는 젠더 전복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은영 작가의 영상 아카이빙 작업들과 웹툰 (서이레 글, 나몬 그림)가 그러한 사례들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드랙킹 콘테스트 올헤일 각색팀 각색, 최하은 윤색·연출)이 드랙 퍼포먼스의 형태를 빌려 여성국극을 공연 형식으로 재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n드랙 퍼포먼스는 퍼포머들이 생물학적 성별과는 다른 성별을 연기함으로써 젠더 역할을 교란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바, 드랙 퍼포머들에게 모든 역할을 여성 배우들이 연기하는 여성국극은 매력적인 장르일 수밖에 없었다. 은 드랙의 미학과 여성국극의 균형점을 찾아가며 기존의 여성국극이 갖는 약점들, 요컨대 전형적인 서사와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 평면적인 인물의 문제들을 극복해 나간다. 이를 통해 본래 여성국극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젠더 전복성은 완결성을 갖는다.\n여성국극의 원형을 보존한다거나 과거의 공연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순적인 언술일지도 모른다. 여성국극 자체가 그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며 대중과의 밀접한 호흡을 꾀했던 장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여성국극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상상력의 원천, 그 자체일 것이다.","PeriodicalId":162501,"journal":{"name":"Journal of korean theatre studies association","volume":"5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2020-02-0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null,"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Journal of korean theatre studies association","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18396/ktsa.2020.1.73.009","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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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최근 들어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여성국극에 대한 재건이나 원형의 복원이 아니라 새로운 매체로의 전이를 꾀하거나 여성국극의 형식이 갖고 있는 젠더 전복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은영 작가의 영상 아카이빙 작업들과 웹툰 (서이레 글, 나몬 그림)가 그러한 사례들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드랙킹 콘테스트 올헤일 각색팀 각색, 최하은 윤색·연출)이 드랙 퍼포먼스의 형태를 빌려 여성국극을 공연 형식으로 재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드랙 퍼포먼스는 퍼포머들이 생물학적 성별과는 다른 성별을 연기함으로써 젠더 역할을 교란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바, 드랙 퍼포머들에게 모든 역할을 여성 배우들이 연기하는 여성국극은 매력적인 장르일 수밖에 없었다. 은 드랙의 미학과 여성국극의 균형점을 찾아가며 기존의 여성국극이 갖는 약점들, 요컨대 전형적인 서사와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 평면적인 인물의 문제들을 극복해 나간다. 이를 통해 본래 여성국극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젠더 전복성은 완결성을 갖는다.
여성국극의 원형을 보존한다거나 과거의 공연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순적인 언술일지도 모른다. 여성국극 자체가 그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며 대중과의 밀접한 호흡을 꾀했던 장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여성국극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상상력의 원천, 그 자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