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風騷軌範의 編纂과 體裁 특성 연구","authors":"임준철","doi":"10.32428/poetry.48..201909.129","DOIUrl":null,"url":null,"abstract":"이 글은 『풍소궤범』의 편찬과 체재 특성을 살핀 것이다. 『풍소궤범』은 당시 홍문관 부제학이었던 성현의 발의로 김흔, 안침, 이창신, 조위, 신종호, 권건 등 홍문관 관료들이 참여하였으며, 당시 홍문관 내 藏書閣에 소장된 문헌들을 대거 동원하여 책을 편찬하였다. 『풍소궤범』은 중국에서 전래된 近體詩중심의 『瀛奎律髓』와 『聯珠詩格』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古詩에 초점을 맞추었다. 조선 전기는 한시 分門纂類書의 간행이 유독 활발했던 시기였다. 『문선』을 제외한다면 주로 송대 이후 편찬된 한시 분문찬류서의 분류 인식이 이 시기 문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성현이 가지고 있던 서거정의 『東文選』 체재에 대한 불만과 성종조에 강화된 문신의 製述능력에 대한 요구도 편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n검토결과 『풍소궤범』의 체재 특성으로 주목되는 점은 다음 세 가지다.\n첫째, 중국 문학 분류서의 영향을 받은 책이다. 시체별 분류는 『元詩體要』로부터, 주제별 분류는 『文選』, 『瀛奎律髓』, 『纂註分類杜詩』 (『集千家註分類杜工部詩』), 『增刊校正王狀元集註分類東坡先生詩』 (『集注分類東坡先生詩』)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편찬자 대부분이 당대 활발하게 간행된 중국 문학 분류서의 편찬에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n둘째, 조선 지식인 나름의 분류 체계를 세우고 분류 방식을 적용한 책이다. 다양한 중국 문학 분류서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분류 체계와 개성적인 분류 방식을 보여준다.\n셋째,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독자적으로 選詩한 책이다. 참고했음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중국 문헌들과 비교해보아도 그대로 轉載하지 않고 나름의 기준에 따라 選詩하고 編次를 재조정하였음이 확인된다.\n이상을 통해 볼 때 『풍소궤범』은 조선 전기 詩學의 수준을 보여주는 試金石과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독특한 체재는 조선 전기 지식인의 분류 인식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편찬 과정에서 활용된 문헌들은 이 시기 수용된 중국 문헌의 실상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주목될 필요가 있다.","PeriodicalId":360230,"journal":{"name":"Korean Classical Poetry Studies","volume":"273 1","pages":"0"},"PeriodicalIF":0.0000,"publicationDate":"1900-01-01","publicationTypes":"Journal Article","fieldsOfStudy":null,"isOpenAccess":false,"openAccessPdf":"","citationCount":"0","resultStr":null,"platform":"Semanticscholar","paperid":null,"PeriodicalName":"Korean Classical Poetry Studies","FirstCategoryId":"1085","ListUrlMain":"https://doi.org/10.32428/poetry.48..201909.129","RegionNum":0,"RegionCategory":null,"ArticlePicture":[],"TitleCN":null,"AbstractTextCN":null,"PMCID":null,"EPubDate":"","PubModel":"","JCR":"","JCRName":"","Score":null,"Tota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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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풍소궤범』의 편찬과 체재 특성을 살핀 것이다. 『풍소궤범』은 당시 홍문관 부제학이었던 성현의 발의로 김흔, 안침, 이창신, 조위, 신종호, 권건 등 홍문관 관료들이 참여하였으며, 당시 홍문관 내 藏書閣에 소장된 문헌들을 대거 동원하여 책을 편찬하였다. 『풍소궤범』은 중국에서 전래된 近體詩중심의 『瀛奎律髓』와 『聯珠詩格』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古詩에 초점을 맞추었다. 조선 전기는 한시 分門纂類書의 간행이 유독 활발했던 시기였다. 『문선』을 제외한다면 주로 송대 이후 편찬된 한시 분문찬류서의 분류 인식이 이 시기 문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성현이 가지고 있던 서거정의 『東文選』 체재에 대한 불만과 성종조에 강화된 문신의 製述능력에 대한 요구도 편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토결과 『풍소궤범』의 체재 특성으로 주목되는 점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중국 문학 분류서의 영향을 받은 책이다. 시체별 분류는 『元詩體要』로부터, 주제별 분류는 『文選』, 『瀛奎律髓』, 『纂註分類杜詩』 (『集千家註分類杜工部詩』), 『增刊校正王狀元集註分類東坡先生詩』 (『集注分類東坡先生詩』)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편찬자 대부분이 당대 활발하게 간행된 중국 문학 분류서의 편찬에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둘째, 조선 지식인 나름의 분류 체계를 세우고 분류 방식을 적용한 책이다. 다양한 중국 문학 분류서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분류 체계와 개성적인 분류 방식을 보여준다.
셋째,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독자적으로 選詩한 책이다. 참고했음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중국 문헌들과 비교해보아도 그대로 轉載하지 않고 나름의 기준에 따라 選詩하고 編次를 재조정하였음이 확인된다.
이상을 통해 볼 때 『풍소궤범』은 조선 전기 詩學의 수준을 보여주는 試金石과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독특한 체재는 조선 전기 지식인의 분류 인식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편찬 과정에서 활용된 문헌들은 이 시기 수용된 중국 문헌의 실상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주목될 필요가 있다.